본문 바로가기

정보/기타

소이렌트(soylent)와 그 대체품 랩노쉬, 밀스 오리지널에 대해

아침식사를 먹는걸 아주 귀찮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밤에 잠들기 전에는 꼭 일어나서 아침을 먹어야겠다고 다짐하면서도 막상 일어나고나면 아침을 먹을 시간에 조금 더 자는쪽을 택하곤 한다.


그렇다고 아침에 일어나서 점심때까지 계속 공복으로 있기는 그것 나름대로 몸에 부담스러운 일이기에, 아침식사를 대체할 무언가를 계속 찾아왔다. 내가 생각하는 아침식사 대체품의 조건으로는 간편하고 빠르게 먹을수 있는지, 오랫동안 먹어도 몸에 큰 부담을 안 주는 음식인지, 적절한 열량과 영양소를 가지는지, 그리고 가격이 부담스럽지 않은지였다.


두유, 바나나, 견과류, 편의점음식 등등으로 아침식사를 때우려는 시도를 여러번 해봤지만, 위의 조건들을 맞출 수 있는 음식은 영 찾기가 힘들었기에 그저 현실과 타협하며 두세가지 조건만 만족해도 그럭저럭 먹곤했다.


이렇게 근근히 살아가던 중, 우연히 미국에서 식사 대체품으로 각광받는 중이라는 '소이렌트(soylent)'에 대해 알게됬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급속도로 퍼져나가고 있는 식사 대용품이라고 한다.



헬스쟁이들 먹는 단백질 보충제마냥 생긴 물건이다. 단백질 보충제와 다른점이라면 이건 성인 기준으로 인간이 필요한 영양소를 계산해서 필수 영양소 섭취를 돕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물건이라는 점이다. 완전식품을 지향하는 물건이라고 한다. 완전식품의 의미가 이것 하나만 먹어도 사람이 살 수 있는 음식이라는 뜻인데, 어느정도냐면 제조사에서 한 달 동안 소이렌트만 먹는 실험을 해봤는데 건강에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할 정도다.





그러면서도 가격은 미국 현지에서 정기구매하는 기준으로 400kcal, 그러니까 대략적인 아침식사를 위한 칼로리 정도를 섭취하는데 1.54달러 정도다. 현재 환율로 대충 1830원정도로 영양적으로 균형잡힌 아침식사를 간편하게 해결할 수 있다는 말이다. 서두에서 언급했던 아침식사 대체품의 조건들을 완벽하게 커버한다.


지금 나와있는건 1.5 버젼인데, 최초 개발된 1.0버전부터 1.1, 1.2, 1.3, 1.4 등의 단계를 거치면서 맛과 재료구성 면에서 개량된 물건이라고 한다. 대충 미숫가루 비스끄무레한 맛이라고들 한다. 


그런데 이 식사 대용을 위한 완벽해보이는 물건에 한가지 문제가 있다면..




지금 시점에서는 소이렌트를 직접 구입 가능한 국가가 미국이랑 캐나다밖에 없다는 점이다. 한국에 살고있는 나로서는 구매대행이라도 하는 수밖에는 없는데, 이렇게되면 관세와 배송비가 붙어버리게 되서 아무래도 가격적인 메리트가 반감될 수 밖에는 없다. 심지어 'More countries coming soon'의 목록에서 한국은 빠져있다. 


기껏 사먹어야겠다 싶던 물건이 이런 문제가 있는걸 확인하고는 상심하던 차에 한국에서 개발된 소이렌트의 유사제품들이 눈에 들어왔다.


두가지가 있었는데, 랩노쉬라는 제품과 밀스 오리지널 이라는 제품이었다. 



랩노쉬는 현재(16년 5월 22일)로서는 저렇게 병에 들어있는 상태로 구입하는 것만 가능한데, 정기 구매를 한다고 해도 한통 320kcal에 4000원정도의 가격이다. 간단한 아침식사 정도를 목적으로 한다면 열량이 조금 모자란건 큰 문제가 없겠지만, 아무래도 경쟁상대들에 비해 너무 비싼 감이 있다. 동 칼로리 대비 2배이상 차이난다.


게다가 소이렌트의 경우 진짜 하루종일 그것만 먹어도 될 정도로 3대영양소가 밸런스있게 들어있는데 반해, 랩노쉬는 지방의 비율이 너무 적다. 위에서 말한 조건중 '오래 먹어도 되는가'의 조건을 조금 벗어나는 요소다.


여자들이 다이어트 식품으로나 먹을만한 물건이 아닐까 싶다. 마침 병 디자인도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같은데 올리기 좋은 사진빨 잘받게 생긴 이쁜 형광색이다.




다른 하나는 내가 곧 구매할 예정인 밀스 오리지널이다. 


대놓고 소이렌트의 철학을 지지하는 제품이라는 설명이 써있다. 하루 한끼쯤 먹어볼만 한 다이어트식을 추구하는듯한 랩노쉬에 비해 이쪽은 '식사'를 대체하는 대체식품을 지향하는 물건이다. 제품 설명을 읽다보면 소이렌트와 비교하는 부분이 꽤 있다.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한달치 구매시 대략 400kcal 한팩당 2200원정도다. 이는 소이렌트를 한국에 사올경우의 이런저런 부대비용이나 배송기간을 생각한다면 이 세가지 중에는 가장 가격적으로 메리트있는 물건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대체식품을 '지향'하는것과 실제 물건이 어떻게 나왔는지 사이에 괴리감이 조금 있다는 점이 꺼림직하긴 하다. 탄수화물과 단백질의 양은 그럭저럭 봐줄만 하다만, 이쪽도 지방이 적은 편이다. 평소 지방섭취가 과잉되기 쉬운 식습관을 가진 편이라면 나쁘지 않겠지만, 완벽한 영양 밸런스를 추구하는 '대체식품'의 위치로는 높은 점수를 받기 힘들어 보인다.


다음은 미네랄, 비타민 등의 물질이다. 소이렌트의 경우 다양한 비타민과 미네랄이 하루 섭취량에 비례해서 골고루 적당량 들어가있는 편인데, 밀스의 경우는 어떤건 아예 안들어갔으며 어떤건 너무 과도하게 들어갔다. 아예 안들어간건 뭐 어차피 이걸 하루종일 먹을게 아니라면 별 상관없는 요소겠다만, 너무 과도하게 들어간건 조금 문제가 될 수도 있어보인다.


문제가 될 수도 있어 보이는건 비타민 A와 비타민 E다. 둘다 많이 먹어서 별로 좋을게 없는 지용성 비타민인데, 하필이면 다른건 냅두고 이 두가지가 하루 권장량을 오버해서 들어갔다는 점이 조금 찝찝하다. 비타민 E가 많이 들어간건 원재료로 아몬드같은 씨앗류가 많이 들어간 탓이라고 해도, 궂이 혼합 비타민E까지 추가해서 넣을 필요가 있는지는 의문이 든다. 


여러모로 아침식사 대용정도로는 괜찮겠지만 '오래 먹어도 몸에 별 문제가 없는'이라는 조건을 충족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어 보인다. 


일단 한달치만 구입해보고 계속 먹을지, 아니면 해외구매로 소이렌트를 먹어볼지를 결정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