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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종교

사우디아라비아 대사관에 편지써서 꾸란(코란)을 받은 이야기

※ 글의 서두에서 필자가 무교임을 밝힌다.


작년 여름무렵 교양강의 레포트를 쓰기위해 서울의 이슬람 사원을 들러본 적이 있었다. 한국에서 주류 종교인 기독교와 불교를 제외한 기타 종교에대한 나의 그간의 편협한 시각을 조금은 넓힐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었고 그때부터 '공부해보고 싶은 대상'으로서 이슬람교에 대해 알아보고싶은 마음이 싹텃던 것 같다.


시간이 지나고 그간 접해보지 못했었기에 새로웠던 이국의 문화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이 거의 사그라들 무렵, 무슨 운명인건지 인터넷을 돌아다니던 중 우연하게 주한 사우디 아라비아 대사관에 꾸란을 읽어보고싶다고 부탁하는 편지를 쓰면 이슬람의 경전인 꾸란(코란, 쿠란, القرآن, al-qur'ān)을 보내준다는 이야기를 접하게 되었다.


말라가던 씨앗에 물을 뿌리고 발아하기 좋도록 온도를 맞춰주는 셈이었다. 별 망설임 없이 바로 이를 실행에 옮겼다.




이메일은 안되고 손편지를 써야된다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A4용지를 한장 꺼내들었다. 


이 글을 읽는 당신, 편지를 쓴다면 서두에서 꼭 현 사우디 아라비아 국왕의 안녕을 기원하는 문구를 써주자. 그 외에는 이슬람에 이런이런 관심이 있다는 내용도 있으면 좋을듯하다.




편지를 보내고나서 꾸란이 도착하기까지 두세달은 걸린다고 들었는데. 난 1월 15일에 보내서 2월 29일에 꾸란을 받았으니 이는 그때그때 다른 모양이다.



[ROYAL EMBASSY OF SAUDI ARABIA seoul]로부터 온 우편의 모습이다!



우편을 개봉하면 '성 꾸란 의미의 한국어 번역'이라는 제목의 책이 나온다. '꾸란'이 아니라 저런식의 긴 이름인것은 이슬람의 교리와 관련이 있는데, 꾸란을 다른 언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의미의 곡해를 막기위해 꾸란의 번역이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아랍어로 되어있는것에만 '꾸란'이라는 권위를 붙일 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


의미의 곡해를 막기위해 번역본에다가 '꾸란'의 이름을 붙이는것은 금지되어있긴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다른 언어로 번역하는 행위 자체가 금지된 것은 아니다. 번역 자체가 금지되었다면 이슬람을 포교하는데에 애로사항이 있었을 것이므로 이런 '의미의 번역'이라는 일종의 '편법'을 사용한 것이 아닐까 싶다.






이렇게 꾸란을 보내주는 이유는 무슬림들이 자신의 종교를 알고싶어하는 것에대해 관대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꾸란 의미의 번역을 접할 수 있는 방법이 이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웹사이트에가면 꾸란 의미의 한국어 번역을 pdf로 다운받아 볼 수도 있다.


http://www.gph.gov.sa/qurantrans/files/25_PDFDownloadLinkFull.pdf



'성 꾸란 의미의 한국어 번역' 을 펼쳐보면 아랍어 원문과 한국어 해설, 그리고 주석으로 구성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아랍어를 공부하고나서 저 원문을 읽도록 노력해보는것이 꾸란의 진정한 뜻을 이해하는 길일 터이지만 일단 그러기에 앞서 한국어로 번역되어있는 내용부터 찬찬히 읽어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