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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飮食

홍대 스테이크집 이뜰에서 블랙앵거스 스테이크 4조각을 먹은 이야기

※ 몇주전에 갔다온 기억에 의존해서 쓰는것임을 감안하기 바람.




음식점 후기를 별로 안좋아하는데 이번엔 좀 써야겠다.


홍대에 이뜰이라는 스테이크집인데, 스테이크를 무한리필을 해주는 음식점이다.




이 글을 읽으러온 사람이 '내가 찾으러온 그 홍대 이뜰이 맞나'싶어할까봐 친절하게 지도도 첨부한다.



스테이크 무한리필에 2가지종류가 있었다.(무한리필 말고 한조각씩 파는 일반적인 메뉴도 있긴하다)


2만9천9백원, 그러니까 3만원에 블랙앵거스 스테이크를 무한리필해주는게 있었고


5만원이었나 5만얼마였나에 와규스테이크를 무한리필해주는 메뉴가 있었다.


물론 식사한끼에 5만원을 내고 먹으러 간 곳이 아니었기때문에 3만원짜리 블랙앵거스 스테이크를 주문했다.


정확하게는 


앵거스 스테이크 무한리필 + 샐러드바 였는데


샐러드바는 내가 사진찍는걸 깜빡해서 기억에 나는것만 적어본다면


우선 샐러드는 큰 기대를 하면 안된다. 정말 기본적인 수준의 샐러드 10종류정도와 별로 맛은 없는 수프, 과일 두세종류, 그리고 호밀빵같이 생긴 비주얼의 빵과 토스트기,


오뚜기 딸기잼, 커피정도가 샐러드바의 내용이었다.



퀄이 구린 에피타이저를 먹고 적잖이 기분이 잡친상태에서 첫번째 스테이크조각이 나왔다.


사실 이걸 보기 전까지는 뷔페에서 나오는 똥스테이크같은게 나오는건가 싶어서 벌써부터 돈 버린 느낌이었는데....



!!


샐러드로 기대치가 확 낮아진 상태긴 했는데 그럼에도 이 스테이크가 얼마나 물건인지는 단번에 느낌이 왔다.


스테이크를 뭐 엄청 잘 아는건 아니긴 한데 적어도 이뜰을 오기 한 3주쯤 전에 갔던 아웃백의 한덩어리 2만얼마짜리 스테이크보다는 질이 좋았다는건 알 수 있었다. 


당시의 느낌을 아웃백의 스테이크로 따지자면, 블랙라벨 스테이크에 감히 비견할만한 물건이라고 말할만했다.




그릴로 직화를 하는건지 불맛이 은은하게 느껴진다. 이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요소이니 꼭 미리 알아두고 가도록 하자.


소스 사진을 찍는걸 깜빡했는데, 크게 4가지 종류가 있던걸로 기억한다.


1. 소금 


2. 통후추


3. 칠리소스


4. 기본 스테이크소스



한번씩 뿌려먹어봣는데 다 맛있다. 소금 후추를 뿌리고 칠리소스랑 기본소스를 뿌려먹었다. 후추가 퀄이 괜찮다.


소스를 뿌려먹을 앞접시는 따로 달라고 안하면 안준다. 







첫번째는 미디움 레어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육즙이 살아있도록 잘 구워진 모습이다.


음식사진을 잘 못찍는데 아무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봐도 맛있게생겼다.


생각해보면 하루종일 스테이크만 수년째 구워온 주방장이 스테이크를 맛없게 굽는다는게 이상한 일이다.



2명이서 갔는데 어떤게 미디움레어고 어떤게 미디움인지는 서빙하는 알바생도 가끔 헷갈리는 모양이다. 


소스를 뿌리고 썰어보니까 내꺼랑 친구꺼랑 바뀌어있다는걸 알았기 때문. 하지만 그런건 아무런 문제가 되지않았다. 


미디움레어 - 미디움 - 미디움웰던 - 웰던을 다 먹어봤는데 다 각각의 매력이 잘 느껴졌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미디움웰던을 제일 좋아하긴 하는데, 하도 맛있어서 한종류씩 다 시켜봤다.




이건 4번째 리필한 스테이크다. 아마 미디움 웰던이었던걸로 기억한다. 부위가 매번 다르게 나왔던걸로 기억하는데, 아무튼 부위랑 상관없이 다 맛있었다.


사이즈가 좀 작아보이긴 하는데, 사실 위의 덩어리에비해 두께가 두꺼운 부위라 작아보이는 것 뿐이다. 그람수는 비슷할것이다.




고기뿐만 아니라, 샐러드가 샐러드만 먹었을때는 그냥 구질구질했는데, 고기의 느끼함을 잘 잡아주는 부식으로 먹으니 꽤나 훌륭했다.


이것까지 먹고 슬슬 미안한마음이 들어서 호밀빵 한조각씩과 과일, 커피를 마시고 나왔는데...




사실 이 4번째 고깃덩어리는 내가 이번 글을 쓰게된 여러 이유중 하나다. 



무한리필 메뉴를 시켰기 때문에 우린 진짜 작정하고 허리띠를 풀고먹었는데, 덮어놓고 먹다보니 어느새 4번째 리필을 하게됬다.


리필메뉴가 아닌 그냥 한조각만 나오는 메뉴가 여기서도 2만원정도고 다른 여타 스테이크집을가도 기본 2만원대라는걸 생각해보면 


3만원내고 고기를 4덩어리를 먹었다는게 참 미안하기도하고 맛있게 잘먹은게 고맙기도 해서 글을 쓰는것이다.



고기 한덩어리당 샐러드 한접시씩 먹었던건 제외한다고 쳐도, 스테이크 한덩어리에 7500원에 먹었다는건데, 


이마트나 롯데마트같은 소매점에서 고기를 사도 저만한 사이즈의 블랙앵거스 덩어리 하나 구입하는데 적어도 9000원, 10000원쯤 한다는걸 생각해보면 


사실 좀 미안할정도로 먹었기 때문이다. 


야채나 빵, 소스없이 순수하게 고기만 사다가 집에서 구워먹는것보다 더 괜찮은 퀄리티로 더 저렴하고 맛있게 먹었다는것이니...ㅎㅎ





조금 다르게 이야기하면, 얘들 밑지고 장사하는게 아닐까 싶을정도로 리필을 시켜도 군말없이 갖다준다는 뜻이다. 


블랙앵거스가 호주산 소고기 중에도 풀을 먹여서 키우는, 좀 고급브랜드중 하나인걸로 알고있는데 이런걸 꽤나 맛있게 구워서 무한리필해준다는게 정말 맘에든다.


돈이 여유로워지면 와규 무한리필을 먹어보러갈 생각이다.


난 대략 3시 조금 넘은시간에 먹기시작해서 5시무렵까지 뜯었던걸로 기억하는데. 요 시간대가 딱 진짜 먹방찍으러온 돼지들을 위한 타임이었던것같다. 


주방도 한산하고 테이블도 그리 많이 안 차있을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고기를 뜯는동안에는 사실 좀 걱정스러웠던게, 손님들이 하나같이 먹방찍으러온것같은 사람들밖에 없는것같고 테이블도 많이 안차있는게 이러다 망하는거 아닌가 싶었는데


다행이도 5시쯤에 슬슬 일어나려고하니 조금먹게생긴 여자손님들이 테이블들을 하나하나 채워가던걸 보면 다행히 망할일은 없을것같아보였다.



아무튼 내가 고기좀 뜯는다 싶은 돼지들은 꼭 한번쯤 가보길 바란다. 강추.





(이렇게 솔직한 후기글도 썻으니 난 많이쳐먹은 미안함을 좀 씻은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