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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음악

그것만이 내 세상, 그리고 들국화에 관하여


내가 들국화를 처음 접했던 계기는 간단했다.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의 1위를 하고있는 앨범을 낸 밴드라길래 얼마나 좋은노래길래 그러나 싶어서 들어봤던것. 그것이 들국화와의 첫만남이었다.

 

당시 늘 그랬듯 노래들을 재생목록에 넣어두고 무심코 셔플버튼을 누른채 듣고있었을 뿐인데, 마치 무언가에 홀린듯이 어느 한 곡에서 멈추어 다시재생, 다시재생, 다시재생을 반복하고있었다. 

 

그 곡은 바로 들국화의 '그것만이 내  세상'이었다.

 

10대 소년에게 다가왔던 이 노래가 '단순하게' 듣기좋은 노래여서 듣고 또 들었던 것은 아닌 것 같다. 

 

분명한건 이 노래가 전하려는 메시지를 그당시의 내가 제대로 이해하고 들은것 같지는 않은 것 같다는 점이다.

 

딱히 샛길로 빠져나가는 일 없이 살아왔던 바른생활 소년에게 분명 이 노래의 가사가 공감되기는 힘들었을 터.

 

아는만큼 보이고 들리는 것이기에, 경험의 부재가 이 노래를 이해하는데 방해물이 되었던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한편으로는 그럼에도 들국화의 노래에는 가슴깊은곳을 뭉클하게 하는 어떤 힘이 있었기에

 

잘 이해도 되지않는 가사를 계속 반복해서 들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백발이 무성해진 전인권은 이제 노래한다. 그것만이 '니 세상' 이라고.)

 

30대초반의 전인권이 부른 그것만이 내 세상이, 지금의 나에겐

 

'내가 세상을 잘 모르는 것 같긴 한데, 그런것에 개의치 않는다. 난 나의 길을 걷는다. 그리고 후회는 없다.'

 

정도의 감정을 전하는 느낌이 든다. 아마 10년, 20년 후의 내가 다시 이 노래를 들을때는 또 다른 느낌을 주지 않을까.

 

 

 

 

 

 

모든 사람들은 각자 겪어온 삶이 다르고 경험의 양과 질이 모두 다를테지만

 

그럼에도 이 곡은 세상사람 수만큼의 많은 삶의 이야기를 포용할 수 있을 명곡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