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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영화 다운폴(몰락, Der Untergang, 2004)을 보고

※ 이것은 영화 다운폴에서 개인적으로 인상깊었던 몇몇 장면들에대한 포스팅이다.


2차대전의 막바지무렵 베를린이 함락되기 직전부터 히틀러의 자살과 독일의 항복까지를 그려낸 영화이다.


당시 베를린의 상황, 그리고 히틀러와 그 주변인물들의 모습을 묘사하는것이 주된 내용이다.


이 영화는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최대한 건조하고 절제된 시선으로 장면들을 담아내는데, 작중 삽입된 배경음악이 거의 없다는점에서 이런 면은 더욱 두각이되는것같다.


식사를 하는 장면이나, 어린이들과 노래를 하는 장면에서 나오는 의외의 인간적인 모습과 파멸로 치달아가는 전선의 상황을 보고받으며 모든 장성들이 이젠 끝난상황이라고 말하는 장면에서 정신줄을 놓은것처럼 비상식적인 헛소리들을 연발하는 히틀러의 광기서린 모습 사이의 괴리감을 연기하는 모습은 정말이지 일품이었다.


영화 다운폴의 명장면을 하나 꼽아보자면 베를린이 함락당하기를 거의 20시간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괴벨스와 그의 아내가 자식들에게 수면제를 먹인후 독약으로 죽이는 장면을 고르겠다. 지하벙커의 축축함에서 병들지 않기위한 약이라며 수면제를 먹이는 괴벨스부인의모습과 그것을 지켜보는 의사와 괴벨스. 그리고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약을 안먹으려 저항하다가 결국 강제로 마시고 침대에 머리를 파묻고 울부짖는 딸의 모습은 비통함 그 자체엿다. 저런 연기를 하면 연기자의 정신적인 타격이 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이건 '국민돌격대' 라는 미친짓을 보고 ss장교가 괴벨스에게 따지는 장면에서 나온 짤인데 그 전문은


[전 그들(국민들)을 동정하지 않습니다. ... 다시 말하지만 난 그들을 동정하지 않는다고! ... 이것은 그들 스스로가 자초한 일이라고. 당신에겐 매우 충격적인 이야기겠지만 당신 스스로 멍청해지려 하지 마. 우리는 한 번도 그들에게 강요한 적이 없어. 우리는 한 번도 우리가 할 것을 감추지 않았고, 그들은 그들 스스로 우리에게 정권을 위임한 것이지. 그리고 이제 지금 그들이 그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 뿐이야.] 


영화를 볼때는 이게 무슨 같잖은 궤변인가 싶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말은 나치에 의한 비극의 책임이 나치당만이 아닌 그들에 동의한 독일 국민 모두에게 있다는 씁쓸하고 분명한 교훈이다. 독일인 스스로의 자성을 나타내는 표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