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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여행

5월 제주도 올레길 3코스를 다녀온 이야기

 

5월 말일쯤되서 글을 쓰게되긴 했지만 다녀온건 5월 초순 경이었다. 기억이 사실 조금은 가물가물하다.

해안가로 걷고싶어서 올레길 3-b코스를 택했다. 스탬프북에 적혀있는 거리는 14.6km, 4~5시간 코스라고는 적혀있는데

올레길을 걸어본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여길 걸으면서 딱 코스대로만 걷는다는게 경치구경도 해야되고 샛길도 한번씩 가보고 길도 헤메고 하다보면 여러모로 힘든일이다보니 실제 소요된 시간은 1.5배가량은 되었던것같다.

시작점인 온평포구부터 잠시 머물고가고싶은 바닷가풍경이 나온다. 위 사진은 그 풍경의 연장선이다. 

돌무더기를 일부러 연못처럼 쌓아놓은듯한 모습이었다.

썰물때는 저 길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궁금해진다. 

리본이 이끌어주는대로 발걸음을 움직이다보면 이게 길이 맞나 싶은 그림을 자주 마주하게된다. 

속도를 내는게 난이도가 있다보니 올레길의 1km는 일반 평지의 1km와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다.

3-b코스는 해안가만 걷는 코스라고 생각했는데 중간에 이런 복병이 숨어있었다.

눈으로 보고도 처음엔 믿겨지지 않는 광경이었다. 저 나무들에 써있는 3이라는 숫자 사이가 길이다.

사람들이 이걸 길이라고 생각을 안한다는걸 얘들도 아는건지, 리본도 여럿 달려있고 3이라는 표시도 많다.

제주도와서 인디아나 존스를 찍는느낌. 다행인건 그래도 여기선 갈래길이 따로 안나온다는 점이다.

리본도 촘촘히 박혀있어서 적어도 여기서만큼은 길을 잃을염려는 없다.

한 몇분쯤 걷다보면 보이는 길의 마지막 끄트머리. 여기부터는 차도 다닐수 있는 길이다.

누군가 일부러 가꿔놓은것 같기도 하고, 우연히 이런모습이 된건가 싶기도 한, 얼핏 하트모양으로 쭈욱 펼쳐져있는 꽃밭이 이쯤에서 나온다.

 

2코스에서부터 보이던 2공항 결사반대 깃발의 모습. 적어도 이번 여행동안엔 2공항 찬성한다는 현수막같은건 못본것같다.

그냥 하늘이 아름다워서 찍어봤다.

중간지점인 신산리 마을카페쯤 도착했을때가 마침 점심시간이었다.

3코스를 벗어나지않고 걸어갈 거라면, 가는길엔 딱히 식당이 없다고 하시길래 간단하게 요기하려고 머핀을 하나 사먹었는데 배도 고프고 힘들기도하고 아무튼 엄청 맛있었다. 여태껏 먹어본 모든 머핀중에 가장 맛있게 먹었던 것 같다. 지나가다가 혹 들린다면 신산리 마을카페는 꼭 들러보길 추천한다. 커피도 은은하니 바로앞의 파도치는 바다를 바라보면서 여유를 느끼기에 딱 알맞았다.

사실 여기도 바다보고 걷느라 처음에 지나쳤다가 한 700m쯤 더걸어가서 되돌아왔다. 주의요망.

어쩌라고 화살표가 저방향으로 나있는것이며 리본이 달려있는건지는 모르겠다.

위 사진의 화살표와 리본을 따라오면 길이 뚝 끊긴다. 벽을 타고 오르내리라는 뜻은 아니겠지...하면서 옆으로 우회해서 왔다.

머핀하나먹고 걷다보니 그로기상태에 도달하게됬는데 이상하게도 가는 식당마다 다 문을닫은 이상한 날이었다. 

애초에 3-b코스에 식당자체가 별로 없기도한데, 그마저도 12시전후에 도착하는게 아니면 밥먹기 힘든곳들이었다.

신산리 마을카페부터는 한쪽에 광어양식장으로 보이는 건물들이 쭈욱 보인다. 

사진중간에 물보라가 이는곳이 있는데 아마 양식장에서 나온 물들을 바다로 흘려보내는 곳인것같았다. 

양식장이래서 근처를 걸으면 비린냄새가 있거나 뭐 그럴줄알았는데, 딱히 그런건 못느꼇다. 

그냥 양식장서 일하는분들이 외국인이 많았다 정도가 양식장의 인상이었다. 

3-a, 3-b코스가 합쳐지는 이곳은 신풍 신천 바다목장. 제주도에서만 볼수있을 오션뷰 말목장이 여기부터 펼쳐진다.

좌로는 바다가, 우로는 말목장이 펼쳐져있는 사진찍기 명소.

올레꾼이 아니어도 성산 주변으로 코스를 짯다면 한번쯤 찾아올만한 곳인것같다.

초원과 바다.

지금까지 봤으면 알겠지만, 사진을 잘 못찍는사람인데 이정도 나왔다는건 풍경이 그냥 아름답다는 말이다.

올레길 곳곳에 있는 이상한 문?이다. 딱히 왜 설치해둔건진 모르겠다.

감성충만해지게 만드는 자갈길. 발 안삐끗하게 조심하면서 걷다보면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있다.

해풍이아니라 육지에서 바다쪽으로 가는 바람이 장난아니었다.

그때문인건지, 소나무들이 바다를향해 뻗어나가있는걸 볼수있다. 

식당을 찾다찾다 네이버지도어플의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되어있는곳을 다 찾아가보기로했다. 그렇게 나온곳이 이 어촌계였는데, 시간이 오후 3시반쯔음이라 그런건지, 아니면 애초에 식당으로 기능을 안하는곳인건지 내가 갔을땐 문이 닫혀있었다.

이쯤에서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경로를 좀 이탈하고는 식당을 들어갔다. 점심...으로 먹은게 오후4시무렵이었다.

3코스를 도전할 생각이라면 점심은 경로내에서 해결하겠다는 생각은 꼭 포기하기 바란다. 그래보려다가 4시에 점심을 먹어버렸다.

늦은 점심식사를 하고, 차마 표선해수욕장까지 갈 엄두가 안나서 빠른 체크인을 하기위해 가까운 게스트하우스를 예약했다. 다시 바다목장을 돌아서 가다보니 풀을뜯는 말들의 모습과 그뒤로 펼쳐진 수평선의 경계면이 겹쳐보인다.

낭만을 찾아 여행하는 이에게 꼭 신풍 신천 바다목장은 들러보라고 추천해주고싶다. 

3코스를 끝까지는 못갔지만 그래도 이곳에서 본 풍경만큼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것같다.